롱블랙 프렌즈 K
2025년 새해가 밝았어요. 1월 1일은 새로운 다짐을 하기 좋은 날이죠. 롱블랙 피플에게 어떤 이야길 전할까 고심하다,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달리기’를 떠올렸어요.
일본 문학의 거장이 ‘달리는 작가’라는 건 유명한 사실이에요. 작가는 밤낮 바뀐 불규칙한 생활을 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그는 매일 같은 시간에 달리고 글을 쓰죠.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달리기 경험담을 글로 남기기도 했어요. 2007년에 낸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일종의 회고록이었죠. 이 책,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달리기에 대한 영감’을 주고 있어요.
오늘은 40년 넘게 글 쓰는 작가의 ‘달리기 철학’을 함께 들여다보려고 해요. 그의 글을 읽고 실제로 달리는 삶을 실천하는 임경선 작가*의 이야기도 들어봤죠.
*임경선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일상 철학을 담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을 2015년에 펴낸 인물이다.
Chapter 1.
무라카미 하루키도 서른셋부터 달렸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서른셋이 되던 1982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그가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群像신인상*을 받으며 데뷔한 지 3년 만이죠.
*일본 월간 잡지 『군조』에서 수여하는 신인 문학상으로, 일본 작가의 등용문이 된다.
달리기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어요.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 아내와 함께 운영하던 음식점을 접고, 전업 소설가로 살아보기로 했거든요.
그전까지 그는 온종일 자리에 앉아서 원고를 썼어요. 체중이 늘고 체력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하루에 담배를 60개비씩 피워, 손가락이 누렇게 될 정도였다고 해요.
그럼 왜 달리기를 선택했느냐고요? 이 역시 이유는 단순해요. 첫째, 혼자 해도 돼서. 둘째, 특별한 준비물이 필요하지 않아서.
“달리는 것에는 몇 가지 큰 이점이 있었다. 우선 첫째로 동료나 상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특별한 도구나 장비도 필요 없다. 특별한 장소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달리기에 적합한 운동화가 있고, 그럭저럭 도로가 있으면 마음 내킬 때 달리고 싶은 만큼 달릴 수 있다.”
_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60~6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