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롱 : 치매 할머니와 복작거리는 일상에 반한 14만 명의 온라인 손주들


롱블랙 프렌즈 K 

연말을 맞아 모처럼 가족들과 밥을 먹었어요. 부모님과 눈 맞추고 얘기 나눈 게 참 오랜만이었죠. 

웃고 계신 얼굴엔 주름이 잡혔어요. 못 본 새 늘어난 걸까요. 30년을 함께 산 부모님의 얼굴이 익숙하면서 낯설게 느껴졌어요.

한 해가 저물고 있는 요즘, 특히 이런 기분이 들고는 하잖아요. 이럴 때 꺼내보고 싶었던 이의 이야기가 있어요. 

그의 이름은 김영롱. 롱롱TV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예요.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오래 보았다』라는 제목의 책을 쓴 작가이기도 합니다.


김영롱 작가

1988년생의 김영롱 작가는 어머니와 함께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돌보고 있어요. 재택 간병은 올해로 6년 차. 삼대 모녀가 한 지붕 아래에서 복작대며, 웃고 울며 지내고 있어요.

2023년 2월부터 그 일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려 왔어요. 1년 반 만에 구독자 수는 14만 명을 넘겼죠. 

고단한 간병 일상을 보려고 이렇게나 모였냐고요? 아뇨. 노병래 할머니의 ‘온라인 손자, 손녀’를 자처한 이들이, 팬심으로 모였어요. 구독자들 고민에 함께 눈물짓는 할머니, 매니큐어를 발라주면 소녀처럼 웃는 할머니에게, 응원의 말과 사랑 고백을 남기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