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코 : 루브르·경복궁 밝힌 90년 조명 명가, “조명은 눈부신 게 아니다”


롱블랙 프렌즈 K 

들어서면 유독 마음이 편한 공간이 있어요. 제겐 박물관이 딱 그런 곳이에요. 어둡게 내려앉은 전시실 사이사이, 은은한 핀 조명이 작품을 비춰요. 부드러운 손짓으로 우릴 안내하는 듯하죠. 전 그저 빛을 따라 즐기면 되고요.

문득 궁금했어요. 편한 공간과 불편한 공간을 구분하는 건 뭘까. 소음? 공기? 아니면 함께 하는 사람? 그러다 흥미로운 정보를 발견했죠. 전 세계 박물관의 70%가 한 브랜드의 ‘조명’을 쓰고 있단 걸요.

에르코ERCO. 올해로 90년 된 독일의 조명회사예요. 연 매출은 무려 3억1080만 유로(약 4691억원).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부터 이집트의 피라미드,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 심지어 한국의 경복궁과 인천공항, 네이버 신사옥도 이 회사의 조명이 비추고 있어요.

이 회사, 조명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눈부신 조명은 착각이자 실수”라는 거예요. 편안해야 할 공간에, 아무 등이나 달면 안 된다면서요. 어떤 이야기일까요.



임철훈 에르코 한국지사장 

에르코는 2008년 한국에 직진출 했어요. 지사장을 맡은 임철훈 지사장도 이때 합류했죠. 그는 원래 외국계 전자기기 제조 대기업에서 조명을 영업하던 9년 차 회사원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그가 생각하는 조명은, 단순히 ‘전기로 빛을 내는 기구’ 정도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