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 흘러간 삶도 돌려받을 수 있을까? 질문 100개로 올해를 정리하는 책


롱블랙 프렌즈 C 

올해 멀어진 ___에게 ____라고 말해주고 싶다.
____을 함부로 비웃지 않게 되었다.
흑백요리사에 추천하고 싶은 ____ 사장님

이게 뭐냐고요? 요즘 제가 쓰는 다이어리 속 질문이에요. 다이어리 이름은 ‘연말정산’! 100가지 질문에 답을 적는, ‘자문자답 다이어리’죠. 손바닥만 한 사이즈에, 40페이지가 채 안 되는 얇은 책이에요. 특이한 점은, 매년 새로운 다이어리를 판매한다는 거에요. 그해에 맞는 질문을 짜서 돌아오죠. 

질문하는 다이어리. 꽤 흔해요. 하지만 ‘연말정산’은 좀 달라요. 팬덤이 단단하달까요? 2015년부터 10년째 완판됐어요. 전국 50개 독립 서점에 입점했고요. 심지어 ‘연말정산’ 대화 모임도 있대요!

홍보를 잘하냐고요? 전혀요! 제작팀 ‘데이오프Day-Off’는, 일 년에 딱 두 달만 활동해요. 11월에 판매 공지를 띄우고, 12월까지만 팔죠. 연말이면 사라졌다가 다음 해 11월에 또 나타나요. 

이들의 정체가 궁금했어요. 무작정 인스타그램 DM을 보냈죠. 그런데 생각지 못한 답장이 왔어요. “저희가 본업이 있는 직장인이라, 금요일 밤이나 주말에 뵐 수 있을까요?”


데이오프 백수정 대표, 김수현 디자이너, 고유진 기획자

2015년 12월. 스물넷 대학생 백수정은 분주했어요. 동아리 부원 일곱 명과 ‘2015 연말정산’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었거든요. 목표는 하나. “한해를 돌아볼 수 있는, 100가지 질문이 담긴 책을 만들어 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