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녕 : 박사 대신 유튜버가 된 20대 철학자, “나다움에는 함정이 있다”


롱블랙 프렌즈 B

올해 유독 철학자들의 이름을 서점가에서 많이 봤어요. 쇼펜하우어, 공자, 주역…. 동서양 철학자의 이야기가 매대를 장식했고, 독자들은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도 『논어』를 읽었다고 했죠. 

이런 철학 열풍 속에서 특이한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충코의 철학. 책이 아닌, 유튜브 채널입니다. 딱딱하고 어려울 것 같은 철학을 20분 남짓한 영상으로 설명하죠. 화려한 효과는 없습니다. 그저 사진 위에 목소리를 입히거나, 길을 걸으며 말하는 게 전부죠. 

하지만 주제가 흥미롭습니다. ‘가족이 살인을 저지르면 신고해야 할까?’를 주제로 소크라테스와 공자, 맹자, 플라톤의 견해를 설명해요. ‘남사친, 여사친은 가능할까?’라는 논제를 철학적으로 풀기도 하죠. 

2019년부터 시작한 이 유튜브, 5년 만에 구독자 20만 명을 모았습니다. 채널의 운영자는 1995년생의 이충녕 작가. 올해로 29살인 청년입니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베를린 자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어요. 박사 학위만 남겨둔 상황, 그는 학계 대신 유튜브로 향했습니다.


이충녕 충코의철학 유튜브 채널 운영자 / 작가

‘사회생활도 안 해본 놈이 뭘 안다고 떠드냐.’ 

이충녕 작가의 유튜브에 종종 달리는 댓글입니다. 그는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의견을 내거든요. 성욕, 국가, 종교, 민주주의 같은 것도 주제가 됩니다. 그렇다 보니 더 날 선 댓글도 달려요. 상처받을 법도 한데, 그는 순순히 인정합니다.